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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스미스[각주:1]가 국부론에서 ‘현 시대의 가장 뛰어난 철학자’라고 말했던 철학자 데이비드 흄. 그러나 그는 당시 철학자보다 역사가로서 더욱 유명했다.

 흄은 1711년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에서 법률가 가문의 둘째로 태어났다. 두 살 때 아버지를 여읜 탓에 그의 어린 시절은 넉넉지 않았다. 이에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들은 안정된 삶을 위해 흄이 법률가가 되기를 원했고, 그는 12살 때 에든버러 대학에 입학하여 법학을 공부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법률가에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학자로서 명예로운 삶을 누리고 싶었다. 이에 3년 만에 학교를 그만두고 이후 수년간 집에서 혼자 공부하기 시작했다. 마침 흄의 집의 서재에는 꽤나 괜찮은 서적들이 소장되어 있었고, 그는 이곳에서 키케로와 베르길리우스를 비롯하여 성경 및 종교에 관한 문헌들 나아가 라틴어, 희랍어, 프랑스어 고전들까지 읽어나가며 공부하였다.

 1729년 흄은 어려운 가정형편과 지나친 독서로 인하여 심신이 극도로 피폐해졌다. 이에 독서시간을 줄이고 적절한 음식과 야외 활동으로 건강을 회복했으나, 다시 우울증에 빠졌다. 이에 1734년 잠시 공부를 중단하고 생활방식을 바꿀 겸 브리스톨에 있는 한 작은 회사에 취직했다. 그러나 그는 직장의 일보다는 글을 쓰는데 더 정열을 기울였으며, 틈만 나면 서점과 도서관을 찾아가 공부하였다. 결국 4개월 만에 회사를 그만둔 흄은 오직 학문에만 전념하기 위해 프랑스로 건너갔다. 그는 프랑스에서 3년의 노력 끝에 철학 사상 가장 중요한 책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 『인성론』을 완성하였다. 그러나 그는 이 원고를 들고 귀국했으나 출판에 나서는 출판사가 없어 원고를 썩히고 있다가 2년만에야 간신히 출간하였고, 출간 후에도 매우 냉소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지 않고 계속 글을 써 나갔으며, 1741년에 『도덕과 정치에 관한 평론집』으로 문필가로서 이름을 날리게 되었다. 이에 고무된 흄은 1744년에 에든버러 대학의 윤리학 및 정신철학 교수직에 지원하였으나 『인성론』이 무신론을 함축하고 있다고 간주한 광신자들이 반대함으로써 좌절되었다.

 1752년 흄은 글래스고우 대학의 논리학 교수에 추천되었으나, 또 다시 흄의 무신론을 들먹이는 자들의 반대로 인하여 그는 취임하지 못했다. 이때 그는 이미 경제적으로 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문제는 돈이 아니라 책이었다. 그리하여 글래스고우 대학의 소장 도서를 마음대로 보지 못하게 된 대신에 그는 에든버러 변호사 협회 부속 도서관의 사서로 취직하였다. 흄은 이 도서관의 장서를 바탕으로 기원전 55년의 줄리어스 시저부터 1688년 영국 혁명에 이르는 『영국사』를 집필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도 적이 없지는 않아서, 1754년에 흄이 주문한 라퐁텐의 《콩트집》 등을 "점잖지 못하여 지성인의 도서관에 비치할 가치가 없다"는 이유로 큐레이터가 기각하는 일이 있었다. 이 일 이후로 흄은 그때까지 받던 연 40파운드의 급료마저 거절한 채, 1757년까지 사서로 일했다. 모든 것이 무려 30,000권에 달하는 이 도서관의 장서 때문이었다. 결국 흄은 도서관 장서의 도움으로 『영국사』를 집필하여 출간하였다. 

 볼테르가 "아마도 언어로 쓰인 것 중에서 최고일 것"이라고 극찬한 이 책은 1762년에 6권으로 완성되었다. 이 책을 통해 흄은 문필가로서 ‘영국의 가장 위대한 저술가’라는 평을 받을 만큼 크게 명성을 얻게 되었다. 또한 이후 1천 파운드의 연봉까지 받게 되어 부유한 여생을 꾸려갈 수 있었다.

 이 『영국사』는 흄이 죽은 뒤에도 거의 100년간 베스트셀러이자 역사서로서 권위를 누렸다. 이런 흄의 업적으로 인해 오늘날에도 영국 도서관에서는 흄은 철학자가 아니라 역사학자로 분류되어 있다. 

<참고문헌>
 

• 『데이비드 흄』, 이준호, 살림, 2005.

• 『데이비드 흄의 철학』, 데이비드 흄 외, 황필호 편역, 철학과현실사, 2003.

• 『흄』, 최희봉, 이룸,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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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애덤 스미스 (Adam Smith, 1723~1790) : 스코틀랜드 출신의 경제학자이자 윤리철학자이다. 고전경제학의 대표적인 이론가인 그는 경제학의 아버지로 여겨지며 자본주의와 자유무역에 대한 이론적 기초를 제공했다. [본문으로]
Posted by 리브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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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흄은 철학자인줄로만 알았는데, 역사학자로서의 더욱 유명했었군요. 흄의 새로운 모습을 알 수 있었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2008/08/13 22:46 [ ADDR : EDIT/ DEL : REPLY ]
    • 흄은 우리나라에선 철학자로도 잘 알려져 있지 않은데요. 예전에 BBC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철학자'가 누구냐고 지식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요. 1등이 마르크스였고, 2등이 바로 흄이었답니다.
      그만큼 서양에서 흄은 철학자로도 역사학자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요 ^^

      2008/08/14 09:15 [ ADDR : EDIT/ DE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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