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미술의 최고 해석자이자 근대 미술사학의 창시자로 일컬어지는 빈켈만은 1717년 북부 독일의 작은 도시 슈텐달에서 태어났다. 그는 가난한 구두 수선공의 아들로 태어나, 가업을 전하려는 부모의 의도와 달리 학문에 뜻을 두었다.
빈켈만은 1735년 베를린의 쾰른 고등학교를 거쳐 1736년 잘츠베델에 있는 프란체스코 교단의 신학교에 입학하였다. 그는 이곳에서 호메로스, 헤시오도스, 에우리피데스, 아리스토텔레스 등의 저술을 접하며 그리스 문화에 대한 관심을 키워갔다. 이후 할레 대학과 예나대학에서 공부를 계속하였다.
1742년 대학생활을 마친 그는 이후 5년간 제하우젠의 라틴어 학교에서 교사로 일을 하며 ‘그리스 정신의 본질에 대한 독특한 견해’와 ‘그리스 문학에 관한 지식을 확립’하였다. 교사라는 안정된 직업 덕분에 그리스 문학 연구에 열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그리스 정신을 동경하던 빈켈만은 1748년 제하우젠을 떠나 드레스덴 지방의 뇌테니츠에 위치한 뷔나우 백작의 도서관 사서로 일을 하였다. 빈켈만이 여기서 보낸 6년간은 그의 미술사관을 형성하는데 매우 중요한 시기였다. 그는 여기에서 사료 정리와 문헌 수집 및 장서 목록을 작성했다. 뿐만 아니라 정치가이자 역사가였던 백작을 도와 『독일 황제와 독일의 역사』의 편찬 작업에 종사했다. 일은 힘들었지만 많은 장서를 자유롭게 접하고 읽을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그는 많은 역사서를 읽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만의 미술사관을 형성하게 되었다. 또 때때로 드레스덴으로 가서 미술관을 방문하거나 화가, 미술연구가, 수집가 등 미술계 인사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었다. 빈켈만은 훗날 이 시절을 “지금이 나의 생애 가운데 가장 평온한 시기이다. 나는 아무런 걱정없는 만족한 생활을 하고 있다. 적어도 자유롭게 생각하고 말할 수 있는 환경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시절 새로운 역사학은 서술의 간결성과 관찰의 정확성을 추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한 소논문인 「새로운 일반 역사학의 강연에 관한 고찰」을 발표하였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미술사학의 시작을 알리는 기념비적인 책으로 평가되고 있는 『그리스 미술 모방론』을 발간함으로써 서양 예술에서의 고전적 이상을 제시했고, 이는 독일 고전주의 미학의 원천이 되었다.
빈켈만은 『그리스 미술 모방론』을 발간한 이후 호평을 받았고, 왕실로부터 연금을 받아 이탈리아로 가서 본격적으로 미술사를 연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는 그곳에서 많은 사람들과 교우하면서 자신의 체계적인 미술사 연구를 가다듬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고대미술 전문가인 알바니 추기경의 개인 도서관 사서로 일하게 되면서 귀하고 값진 책과 미술품들을 접할 수 있었다. 또한 1763년 최고의 학자로 인정받는 바티칸 도서관의 필사자가 되어 미술사 연구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
그리고 결국 빈켈만은 1764년 『고대미술사』를 완성하였다. 이 책을 통해 그는 기존의 단순한 지식의 나열에 불과하던 미술사를 탈피하여 하나의 맥락으로서 미술의 역사적 차원을 제시하고 학문으로서의 미술사를 개척하였다. 이로 인해 그는 당시 사람들에게 『고대미술사』는 ‘무로부터의 창조’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후 빈켈만은 『고대미술사』에 대한 개정판이라고 할 수 있는『고대미술사에 관한 주석』을 비롯해 고고학적 방법론의 선구적인 저서라 할 수 있는 『발표되지 않은 고대 미술작품』등의 작품을 발표했다. 이러한 빈켈만의 활동은 유럽 지식인들에게 비상한 관심을 받았고 그를 ‘미의 역사적 형이상학자’라 부르기도 하였다. 그러나 빈켈만은 1768년 여행을 마치고 로마로 돌아오던 중 여관에서 한 괴한에 의해 칼에 찔려 임종을 지켜보는 사람도 없이 51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 『그리스 미술 모방론』, 요한 요아힘 빈켈만, 민주식 옮김, 이론과실천, 2003.
• 『누가 역사의 진실을 말했는가』, 크리스티안 마이어 외, 이은화 옮김, 푸른역사, 1998.
• 『빈켈만 미학과 그리스 미술』, 기정희, 서광사, 2000.
• 「빈켈만과 미술사의 체계」, 민주식, 《미술사논단》 제14호, 2002. 303~319쪽.
'물(物) 도서관 인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도서관에서 친일의 역사를 쫓은 역사가, 임종국 (6) | 2008/08/20 |
|---|---|
| 단재 신채호 : 민족의 독립을 위해 도서관에서 역사를 연구하다. (8) | 2008/08/17 |
| 빈켈만 : 도서관에서 근대 미술사학을 개척하다 (0) | 2008/08/17 |
| 데이비드 흄 : 도서관 장서의 도움으로 영국사를 완성하다 (2) | 2008/08/06 |
| 도서관을 통해 나눔을 실천한 사람들 (2) | 2008/06/26 |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