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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후 서대문 형무소에서 풀려 나와 만세를 외치는 출옥 애국인사들과 이를 환영하는 시민들


  8월 15일 오늘은 다들 아시다시피 광복절입니다. 일제로부터 해방된 이날을 기념해 ‘광복절 기념행사’다 뭐다 떠들썩하네요. 하지만 저는 광복절을 맞이해 진행하는 떠들썩한 ‘행사’에 관심이 가기 보다, 한 사람을 떠올리게 되네요. 바로 해방이후 일제로부터 도서관을 수호하고 우리의 문헌들을 지키고자 온몸을 바쳤던 ‘박봉석(朴奉石, 1905~?)’ 선생님입니다.

우리나라 문헌을 수집, 보존하는 것은 나의 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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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석 선생의 모습(1950년)

박봉석은 일제시대 조선인으로는 드물게 사서로서 조선총독부도서관에서 일을 했습니다. 당시 일본인이 주축이 되어 운영되던 조선총독부도서관에서 박봉석의 존재는 특별했습니다. 그는 조선총독부도서관에 근무하면서 후일을 위해 우리나라의 문헌들을 수집하고 보존하는 것을 사명으로 여기고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또한 신분상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도서분류표가 아닌 우리나라 사람을 위한 <조선공공도서관 도서분류표>를 편찬하기도 하였습니다. 일본의 패전을 앞두고 공습이 잦던 어느 날 밤에는 경보싸이렌이 울리자 자다 일어나 식구들을 대피시키고, 도서관과 문헌을 지키기 위해 바로 도서관으로 달려가곤 했다고 합니다.

해방후 일제로부터 밤을 세워 도서관을 수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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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총독부도서관 전경

 이처럼 홀로 우리나라의 도서관과 문헌을 지키고자 애쓰던 박봉석 선생의 진가는 1945년 8월 15일 해방이 되자 발휘되기 시작했습니다.
 박봉석 선생은 해방이 되자 바로 다음 날, 조선총독부도서관에 남아 있던 우리나라 직원들을 모아 도서관을 수호할 것을 결의하고  <도서관수호 문헌수집위원회>를 조직합니다. 그리고 곧 일본인의 손으로부터 조선총독부도서관을 지키기 위해 열쇠를 인수하는 한편 도서관의 장서를 온전히 보호하기 위해 밤새 불침번을 서며 도서관을 수호해 냅니다. 조선총독부도서관을 접수한 후에는 서울시내 각 도서관을 순회하여 도서관과 장서를 완전하게 접수해 냅니다.

 뿐만 아니라 박봉석은 <문헌수집대>라는 조직을 결성합니다. 그는 “만주가 건국하였을 때 당시 만주국립도서관은 건국 초부터 모든 출판물은 물론 포스터나 삐라 등에 이르기까지 인쇄물, 유인물은 모조리 수집하였던바 이것이 건국사의 귀중한 자료가 되었다”라며, <문헌수집대>에게 모든 인쇄물, 유인물을 빠짐없이 모으게 합니다. 이에 <문헌수집대>는 완장을 두르고 거리로 나가서 등사판, 활판으로 왼쇄되어 거리에 마구 뿌려지고 판매되는 도서류를 비롯하여 모든 인쇄물을 수집하는 데 전력을 다하게 됩니다. <박봉석의 도서관사상 연구>를 쓴 원종린에 의하면 “해방 후 많은 사람들이 ‘벼슬’과 ‘돈’에 혈안이 되어 난무하고 있을 때 박봉석은 거리에 버려지는 포스터와 삐라 수집에 여념이 없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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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공간의 도서들


국립도서관을 개관하고, 도서관계의 기틀을 다지다.

 이런 박봉석의 도서관 수호와 문헌수집의 열정과 노력에 힘입어 1945년 10월 15일 드디어 국립도서관이 역사적인 개관을 하게 되고, 그는 부관장이자 총무부장, 사서부장, 열람부장을 맡게 됩니다. 해방 후 국립도서관을 세우기 위한 과정을 보아서는 박봉석이 관장을 맡고도 남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관장을 극구 사양하는 선배 이재욱을 간곡히 설득하여 관장으로 추대하고, 본인은 부관장과 실무담당자로 머물렀던 것입니다.

 박봉석은 이밖에도 미군정이 법률도서를 뺏어가려는 것을 막아내며, 국립도서관을 수호하는 데 열과 성을 다 바쳤습니다. 뿐만 아니라 <조선도서관학교>를 설립하여 사서인력을 양성하고, <조선국립도서관협회>를 조직하였습니다. 또한 <조선서지학회>를 창립하여 오늘날 한국서지학의 기초를 다졌으며, 전국 도서관의 통일적인 분류와 우리나라에 맞는 문헌분류를 위해 <조선십진분류표><조선동서편목규칙>을 편찬하여 보급하였습니다.

'한국 도서관의 아버지' 박봉석

 이처럼 해방 후 우리나라의 도서관에 수많은 업적을 남긴 박봉석 선생님은 진정 ‘한국 도서관의 아버지’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박봉석 선생님은 6.25전쟁 중에 납북되고 말았고, 현재까지 그의 행적은 전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납북과 함께 박봉석 선생님은 우리의 머릿속에서 잊혀지고 말았습니다. 우리 도서관계에 이루 말할 수 없는 업적을 남겼음에도 불구하고요.

 역사에 ‘만약’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만약 박봉석 선생이 없었더라면 해방 후 우리의 귀중한 문헌들이 일본의 손에 넘어가거나 사라져 버렸을지 모릅니다. 그리고 도서관 건립이나 통합, 문헌 수집 등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는 박봉석 선생이 납북된 이후 도서관계가 구심점을 찾지 못하고, 오랫동안 방황한 것을 보면 더 확신이 드는 생각입니다.

 지난 2003년 뒤늦게 박봉석 선생에게 ‘은관문화훈장’이 수여되며, 그 뜻을 기리고 기억하려는 노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상은 상으로 끝났을 뿐입니다. 박봉석 선생님의 노력과 업적은 여전히 묻혀있지요.

 광복 63주년을 맞이하는 2008년 8월 15일. 오늘 하루만이라도 박봉석 선생님의 노력과 업적을 기억하고 그 뜻을 헤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까마득한 후배인 제가 쓴 이 글로 인해 박봉석 선생님이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길 바랍니다. 단 한명이라도요.


<참고자료>
 

• 『도서관인 박봉석의 생애와 사상』, 오동근 엮음, 태일사, 2000.

• 『한국 공공도서관 운동사』, 이연옥, 한국도서관협회, 2002.

• 『위대한 도서관 사상가들』, 고인철 외, 한울아카데미, 2005.


* 더 자세한 것을 알고 싶으신 분은 다음 책을 보세요~

도서관인 박봉석의 생애와 사상 - 10점
오동근 엮음/태일사

1905년 경남 밀양에서 출생해 6.25 중에 납북된 것으로 추정되는 박봉석의 생애와 사상을 다룬 책이다. 그는 우리나라 도서관 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이다. 그의 도서관인으로서의 업적, 독서보급 운동, 그가 안(案)을 세운 조선공공도서관 도서분류표 등에 통해 그의 생애와 사상을 총체적으로 살펴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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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리브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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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오오!

    글 잘 읽고 갑니다. ^_^

    2008/08/15 11:22 [ ADDR : EDIT/ DEL : REPLY ]
  2. 리브홀릭사랑

    오빠! 멋져요~ 사랑해요

    2008/08/15 13:54 [ ADDR : EDIT/ DEL : REPLY ]
  3. -3-

    멋진글 잘 읽고 갑니다. ^-^

    2008/08/15 14:48 [ ADDR : EDIT/ DEL : REPLY ]
  4. 광복절 아닌데... 개국절인데..,

    는 훼이크고..

    잘읽고갑니다~~

    2008/08/15 15:07 [ ADDR : EDIT/ DEL : REPLY ]
    • 개국절이니 건국절이니 더위 먹은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있더라구요. 일제로 부터 해방된 날인 광복절을 다른 날로 부를 수는 없는 거죠 ^^
      그림 키아님.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

      2008/08/15 16:22 [ ADDR : EDIT/ DEL ]
  5. 멋진글 담아갑니다.

    2008/08/15 15:55 [ ADDR : EDIT/ DEL : REPLY ]
    • 윤정님, 반갑습니다~
      부족한 글을 멋진 글로 평가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

      2008/08/15 16:27 [ ADDR : EDIT/ DEL ]
  6. 그나마 이런 숨은 노력들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우리 도서관이 있을 수 있었던 것이군요.
    항상 아쉬움이었는데...
    ㅎㅎ 언뜻보니, 리브님이 박봉석 선생님을 닮은 듯... ^^

    2008/08/15 22:11 [ ADDR : EDIT/ DEL : REPLY ]
    • 엇! 그런가요? 진짜 닮았다면 저로서는 영광이죠~^^
      외모는 잘 모르겠지만, 박봉석 선생님의 도서관 사랑과 정신은 닮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

      2008/08/15 23:46 [ ADDR : EDIT/ DEL ]
  7. 이런 포스팅이 있어서 이 블로그가 빛나는 것 같아요. 잘 모르는 내용 소개하는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잘 봤습니다.

    2008/08/17 03:09 [ ADDR : EDIT/ DEL : REPLY ]
    • 앗 과분한 칭찬에 부끄럼임 엄습하네요 =^^=
      HappyGeo님처럼 이렇게 응원해주시고 댓글남겨주시는 분들 덕분에 블로그 꾸려나가는게 즐거운 것 같아요 ^^ 앞으로도 좋은 글 포스팅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2008/08/17 09:04 [ ADDR : EDIT/ DEL ]
  8. 비밀댓글 입니다

    2009/02/25 22:29 [ ADDR : EDIT/ DEL : REPLY ]
    • 부끄럽긴요. 이렇게 글 남겨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메일로 연락드렸습니다~^^

      2009/03/07 22:33 [ ADDR : EDIT/ DE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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