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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진 미래」

  - 김순천 외 지음 / 삶이 보이는 창


 어느 시대나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불안은 항상 따라다니기 마련이다. 태어나 이 세상의 모든 새로운 것들을 접하기 시작할 때부터 학교, 직장, 결혼을 거쳐 노년기에 접어들어 죽음을 앞두기까지 삶에는 항상 불안의 그림자가 드리워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그런 불안을 헤치고 살아올 수 있었던 것을 나는 ‘희망’, ‘꿈’이라는 단어에서 찾는다. 크건 작건 사람들은 자신만의 희망과 꿈을 안고 살아간다.


 그러나 세계화라는 것이 IMF에서 FTA까지 거치며 구호로서가 아닌 우리의 삶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시대에 들어서면서, 우리 삶의 불안을 이겨내며 쌓아오던 희망과 꿈들이 처참하게 부서져 내리고 있다. 세계화 시대는 희망이 거세되어 버린 ‘희망없는 불안’을 우리에게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그 이전에도 ‘희망없는 불안’은 존재했지만, 세계화 시대의 ‘희망없는 불안’은 그 어느 때보다도 다양한 계층과 사람들에게 거부할 수 없는 힘을 가지고 퍼져나가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세계화 시대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불안을 겪고 있는 비정규직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가정복지도우미, 간병인, 건축설계노동자, 대학생, 아르바이트생, 경비, 학습지 교사, 파견 노동자, 방송작가, 영화 스태프 등 이 사회가 던져준 ‘불안’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걸러지지 않은 솔직한 이야기를 듣다보면 ‘희망없는 불안’의 아픔은 그들의 아픔을 넘어 내 아픔으로 다가온다.


 사실 읽는 내내 답답하고 고통스러웠다. 품어 안기 어려운 그들의 삶이 슬금슬금 내게 다가오려 할 때면, 책을 덮고 다시 들여다보기 힘들었다. 그 때마다 ‘삶은 물처럼 고통으로 가득 차 있는데 사회는 너무 조용하고 무감각했다’는 서문의 글이 떠올랐다. 그 글은 그들의 삶을 외면하던 나를 다시 책 속으로 잡아끌었다. 그리고 다시 들어간 책 속에서는 그 삶을 정면으로 마주하려고 했다. 그러자 그들의 삶을 억누르고 있는 이 거대한 사회구조와 세계화라는 괴물이 보이며, 나 또한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사람임이 느껴졌다. 언제 내게 다가올지 모르는 이런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이런 문제를 책읽기를 통해 극복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시민들이 자발적인 독서 프로젝트 <우리의 불안정한 삶, 비정규직을 읽는다>가 그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우리 삶의 가장 밀접한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를 다룬 책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이 소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렇게 소통하다 보면 나도 변하고 세상도 변하지 않을 것 아닌가 하는 순진한(?) 발상에서 시작됐다. 그리고 작년 2007년 10월 28일, 100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 우리의 불안정한 삶에 대해 실컷 떠들었다. 이 길이 정답이요 하는 대안은 나오지 않았지만, 극복하고자 하는 희망과 꿈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나는 사람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다 보면, 새로운 길이 만들어 진다는 것을 그 속에서 확인했다. 장자의 말처럼 ‘길은 걸어가야만 이뤄지는 것이다.’


<관련기사>
경향신문 _ “이 가을 ‘비정규직·불안’을 읽자”
시사IN _ "우리는 독서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소통한다"

<비정규직에 대한 다른 서평도 읽어보세요~>
2008/02/15 - 88만원 세대 / 우석훈, 박권일 / 레디앙
2008/02/09 - 권리를 상실한 노동자 비정규직 : 우리의 문제, 비정규직



※ 이 책은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 종합자료1관(2층)에서 빌려 볼 수 있어요. <-- 클릭

김정규(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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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리브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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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 저는 작년에 없어서 몰랐는데, <시민독서 프로젝트> 라는 게 있었네요. 올해도 그런 행사가 있다면 또 참여하고 싶어요! 그리고 『미궁의 눈』에 이어 『부서진 미래』의 서평까지 실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이 서평도 역시 저희 블로그에서 소개하고 싶은데, 괜찮겠지요?

    2008/08/18 15:24 [ ADDR : EDIT/ DEL : REPLY ]
    • 작년에 <시민독서 프로젝트> 폐막식을 우리 도서관에서 하면서, 내년엔 우리 도서관이 주도해서 해보겠다고 말했었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못하고 있네요 ㅠㅠ
      서평은 당연~ 소개하셔도 괜찮죠~^^

      2008/08/18 16:56 [ ADDR : EDIT/ DEL ]
  2. 요즘 저도 개발자로 일할지, 실업계를 갈지 고민하고있습니다..;
    한번 읽어봐야겠군요

    2008/08/18 15:44 [ ADDR : EDIT/ DEL : REPLY ]
    • 음... 신중히 고민해서 선택하시기 바래요. 우선은 본인이 가장 하고 싶은 게 무언지 차근차근 찾아보셨으면 해요. 저는 키아님 나이때 내가 하고 싶은 거를 제대로 찾지 못해서, 한참을 돌아돌아 뒤늦게 찾았답니다. ^^

      2008/08/18 16:58 [ ADDR : EDIT/ DE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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