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08 16:08
신간 94% 평균 3.5일 만에 대출
따끈따끈한 새 책이 좋아


 도서관에서 일하는 사람들끼리 통하는 ‘도서관을 구성하는 3요소’라는 표현이 있다. 도서관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 것들을 말하는데, 여기에는 도서관의 건물과 직원, 그리고 책과 자료들이
포함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세 가지야말로 도서관의 역할과 이미지, 그리고 서비스에 대해 평가
절하하게 만드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있다. 도서관이 멀리 있고 시설이 불편
하여 방문객들의 불만을 낳고, 직원들의 불친절은 시민들의 불쾌감으로 이어진단다. 게다가 도서관의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치명적인 불평 한 가지가 더 있는데, 바로 도서관에 책이 없다는 것이다.

출처 http://203.241.185.12/stork.html


도서관에 읽고 싶은 책, 읽을 만한 책이 없다?

 도서관에 책이 없다고? 각 도서관에는 적어도 수 만권의 책들이 있고, 해마다 최소한 기천여권의 책을 사들이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종종 도서관에 책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고, 또 보게
된다. 사실, 우리가 쉽게 내뱉고 듣게 되는 ‘도서관에 책이 없다’는 이야기 속에는 서로 다른 두
가지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우리나라 공공도서관 전체의 1년 책 구입 예산은 미국 일개 유명 대학도서관의 그것에도 미치지
못한다. 우리 공공도서관의 책 수는 국민 1인당 1.2권에 불과하다.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어
온, 식상하다 못해 진부한 이 이야기들이 우리가 숫자와 시각으로 느끼고, 이성적으로 지각하는
부족함이다.


 하지만 여간해서는 언급되지 않는 이야기가 하나 더 있다. 그것은 도서관에 ‘읽고 싶은 책, 읽을 만한 책이 없다’는 것이다. 이 부분이야말로 도서관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더 본질적이고 심각한 문제로 비춰질지도 모르겠다. 피부와 촉각으로 느끼고, 감정적으로 지각하는 빈곤함의 정체이므로.

출처 http://203.241.185.12/stork.html


새 책 중 열에 아홉은 사흘 반나절 만에 대출!

 그렇다면 시민들이 말하는 읽고 싶은 책이란, 읽을 만한 책이란 뭘까? 우리는 그것이 아마도 ‘새 책’ 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도서관은 새 책을 가능한 빨리 들여놓기 위한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원하는 책을 신청하면 가능한 2~3일 이내에 받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꽤나 호응이 좋다. 도서관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간혹 책 구입에 대한 칭찬과 격려의 글을 만날 수 있는데, 행복한 기분을 안겨준다.

 “신청한지 2~3일밖에 안 된 것 같은데 그새 입고되었다는 예약문자를 보고 얼마나 기쁘던지~ 감사 드립니다.”

 “얼마 전 희망도서를 신청하였는데 … 예상 밖에 빨리 도착하여 잘 읽었습니다.”






 새롭게 출간된 책도 가급적 1주일 이내에 도서관에 비치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데,  우리는 이를 일러 ‘원 위크 시스템 - 1(one) week system’ 이라 한다. 이 시스템을 운영하면서도 약간의 회의는 있는데, 그것은 ‘과연, 이 책들을 보기는 하는 걸까?’라는 부분이다.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확인을 해보았더니 결과가 아주 놀라웠다. 도서관에서 들여 놓은 새 책들 중 94%가 들어온 그 달에 대출되고 있었다. 그것도 대부분이 도착한 지 1주일 이내에 대출되어 나갔다. 평균을 내보면 3.5일이 되는데, 사흘하고 반나절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도서관에 들어온 그 달치 새 책 중 열에 아홉은 회원들의 손에 들려 나간다는 이야기가 된다.

 도서관이 오랜 세월동안 축적해온 지식의 보고와도 같은 책들, 고전의 향기에 취할 수 있도록 해주는 그 책들, 모두 모두 소중하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도서관에 필요한 것이 새 책이다. 이것이 사람들을 도서관으로 오게 하고, 또한 책을 읽게 하는 힘이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하므로 도서관에는 새 책, 그것도 잉크 냄새조차 채 가시지 않았을 정도의 아주 따끈따끈한 새 책이 있었으면 좋겠다.


출처 : 라이브러리&리브로 2010년 1월



※ 관련 글
    2009/07/02 - 우리 도서관 책 사는 얘기 - 도서관氏의 행복한 수다
※ 관련 없는 것 같으면서도 관련 있는 글
    2009/12/08 - 새 책과 친하게 지내면 병에 걸린다고? - 도서관氏의 행복한 수다



by 발광문정 & 보리차

* 이 글은 <라이브러리&리브로 2010년 1월호>에 기고한 글을 수정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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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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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조한주 2010.01.12 10: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신간이야말로 도서관을 활기차게 만드는 근원이라는 생각을 뒷바침하네요. 새마을문고, 열린문고의 실패원인은 신간이 지속적으로 들어오지 않는데 가장 큰 원인이었음이 간접적으로 확인된것같습니다. ^^

    • Favicon of http://dlibrary.tistory.com BlogIcon 리브홀릭 2010.01.12 13: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지속적인 신간이야말로 도서관의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지요. 그럼에도 자꾸 걸리는 것은...신간이 아닌 책들을 잘 보존하는 것도 도서관의 중요한 역할이란 것이지요. 구간 중 정말 '중요한(핵심적인) 책'을 선별해서 소장하거나 접근할 수 있는 경로를 마련하는 것도 고민해 봐야할 것 같아요.

  2. Favicon of http://grouch.ginu.kr BlogIcon ginu 2010.01.13 21: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폐기할 책을 고르는 것도 힘든 작업이죠 ㅅ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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