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 21. 15:07
사랑은 결코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는 것...
Love means never having to say you're sorry


이 대사로 기억되는, 소설 《러브 스토리 (Love Story, 1970)》의 작가 에릭 시걸이
 지난 17일 심장발작으로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 에릭 시걸(Erich Wolf Segal) ⓒ Daum, 인물정보


안타깝고도 슬픈 일을 접하고 나니
문득, 그의 대표작 《러브 스토리》의 한 대목이 떠오릅니다.


러브 스토리
에릭 시걸 지음, 황보석 옮김/문예출판사



 그것은 바로 주인공인 올리버와 제니퍼가 처음으로 만나는 장면입니다.
둘은 한 장소에서 마주하게 되는데요. 그곳이 어디냐 하면?
바로 도서관, 정확히는 래드클리프 대학 도서관입니다.


여자 주인공인 제니퍼는 그곳에서 도서관 아르바이트생으로
(더 정확히 말하자면, Library Clerk 혹은 Librarian Assistant 정도가 아닐까 싶네요.)
일하던 중... 남자 주인공인 올리버를 만나게 됩니다.


 4학년 가을 학기에 나는 래드클리프 대학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버릇이 들었다. 그 건방진 여학생을 보고 싶었다는 건 인정하겠지만, 꼭 그녀를 곁눈질하려는 것만은 아니었다. 사실 그곳은 조용했고, 아무도 내게 아는 척을 하지 않았고, 책이 대출되어 나가 있는 일도 더 적었다.

 그런데 언젠가 역사 시험을 치르기 하루 전날, 그때까지도 나는 목록에 적힌 책을 단 한 권도 구해 읽지 못하고 있었다. 그것이 하버드 대학의 고질병이긴 했지만. 나는 다음 날 치를 시험에서 나를 구해줄 두툼한 책들 중 한 권을 구하려고 어슬렁어슬렁 대출계로 다가갔다. 두 여학생이 그 일을 맡아보고 있었다. 하나는 뻗정한 키에 누구하고라도 테니스를 칠 것 같은 타입이었고, 다른 하나는 안경을 걸친 생쥐 타입이었다. 나는 네눈박이 생쥐를 찍기로 했다.

"《중세의 몰락》이라는 책이 있습니까?"

 그녀가 곱지 않은 눈길로 나를 흘끗 올려다보았다.


"댁의 학교에도 도서관이 있지 않나요?"

"이거 보쇼. 하버드대생은 래드클리프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있단 말요."
"그렇고 아니고를 따지자는 게 아니라, 이건 양심 문제라구요. 그쪽엔 오백만 권이나 있쟎아요. 우린 겨우 몇 천 권밖에 안 되고."


둘이 도서관에서 만나는 장면도 흥미롭지만, 다른 한 가지도 눈에 띄네요.
바로 대사 중에 하버드 대학 도서관 장서가 500 만권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에릭 시걸이 처녀작인 이 작품을 쓴 것은 1970년인데 대단한 숫자입니다.
우리나라는 최대 규모라고 하는 서울대학교 도서관의 장서도 작년말 기준
400 만권(정확히는 3,832,577권)이 되지 않는것이 현실인데 말이예요..... ㅠㅠ
하버드 대학 도서관의 현재 장서는 약 1,600 만권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잡설은 이만 하고, 그의 유작이나 영화를 다시금 음미하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러브 스토리 (Love Story, 1970) DVD 표지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에서 이 영화를 보실 수 있어요.


by 발광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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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