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25 13:44

여자는 연애, 남자는 전쟁
도서관 남녀탐구생활





“남자, 여자 몰라요. 여자도 남자 몰라요. 사소한 것 하나부터 너무나 다른 남녀, 도서관에서 빌려본 책이에요.”

  요즈음 장안에는 ‘롤러코스터, 남녀탐구생활’이라는 케이블 채널의 프로그램 하나가 화제다. 일상의 소소한 것들을 통해 남녀의 행동과 반응들을 보여주며 그 속에 숨겨진 남녀 심리의 차이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자신과 같은 동성의 행동 패턴들을 보면서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공감하기도 하고, 이성의 전혀 다른 반응에는 폭소와 경악을 금치 못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그 내용들을 정리한 같은 제목의 책 《남녀탐구생활》(에디터, 2010)이 ‘남자, 여자의 세포까지 탐색하는 청춘 레이저 탐지기’라는 부제를 달고 나왔는데 꽤나 인기가 있다.

  여자와 남자, 그리고 남성과 여성은 분명 다르다. 그리고 또 서로가 서로를 많이들 모르기도 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책 중에 존 그레이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친구, 2003)는 스테디셀러가 된 지 이미 오래다.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는 《말을 듣지 않는 남자 지도를 읽지 못하는 여자》(가야넷, 2005)라는 책이 떠오르기도 한다.


여자와 남자는 정말 달라, 서로가 서로를 너무 몰라

  그렇다면, 도서관 회원들은 어떨까? 혹여, 책 읽기의 취향이 서로 다른 것은 아닌지. 도서관에서 빌려보는 책에 어떤 차이라도 있지는 않은지.

남자와 여자, 도서관에서 읽는 책이 어떻게 다를까?

분 야

여자 대출 1위

대출 횟수

남자 대출 1위

대출 횟수

종 교

 아름다운 마무리

34

 만들어진 신

21

자기계발

 시크릿

81

 주식투자란 무엇인가

108

순수과학

 수학 귀신

21

 이기적 유전자

33

문 학

 신: 베르나르 베르베르

266

 태백산맥

139

 

  책 읽기에도 남녀 간의 차이는 분명 있었다. 작년 한 해 동안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책들을 살펴보니, 그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가령, 문학 책을 예로 들면 여자들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을 주로 읽었지만, 남자들은 조정래의 《태백산맥》을 즐겨 읽었다. 남녀가 각각 자기계발서를 고른다고 가정해보자. 당신이 남성이라면 박경철의 《시골의사의 주식투자란 무엇인가》를 읽겠지만, 만일 당신이 여성이라면 론다 번의 《시크릿》에 먼저 손길이 갈 것임에 분명하다.

여자들은 도서관에서 어떤 책을 많이 읽었을까?

순위

서명

여성 대출 횟수

남성 대출 횟수

1

 궁(宮)

221

24

2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107

11

3

 트와일라잇

107

15

4

 뉴문

107

12


  여자들이 많이 빌려본 책들은 드라마 방영이나 영화 개봉에 힘입은 바도 있겠지만, 대부분 ‘연애 이야기’라는 공통점이 포착된다. ‘트와일라잇 시리즈’ 《이클립스》와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달콤한 나의 도시》 등도 보이는데, 역시 비슷비슷하다.

남자들은 도서관에서 어떤 책을 많이 읽었을까? 

순위

서명

남성 대출 횟수

여성 대출 횟수

1

 대륙의 별

125

10

2

 사조영웅전

121

33

3

 의천도룡기

112

26

4

 영웅

105

23

 

  남자들이 많이 대출한 책들은 김용의 무협소설로 대표되는 ‘전쟁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초한지》, 《신조협려》, 《열국지》, 김홍신의 《대발해》, 《도쿠가와 이에야스》, 그리고 《폴라리스 랩소디》 등도 있었는데, 이 역시 크게 다르지는 않다.


남자들 전쟁소설만 읽어요, 여자들 왕자님만 기다려요

  남녀의 책 읽기 취향은 같은 책을 빌려본 횟수에서 적게는 4~5배에서 많게는 10배 이상까지 그 차이를 보였다. 아직까지 소년, 소녀적 감수성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까닭일까? 전쟁과 연애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대출 행태가 너무나도 안타까운 나머지 도서관 사서들은(ID. 내구름, 발광문정) 개탄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남자들은 아직도 땅따먹기 시대에 살고 있는지 도대체 감성을 채울 생각은 하지 않고 전쟁 소설만 읽고 있어요. 자신이 시대만 잘 타고 났으면 장군쯤이라도 되었을 거라고 생각하나 봐요.”

  “여자들은 아직도 순정만화를 읽던 소녀 시절에 머물러 있는지 어디선가 나타날 백마 탄 왕자님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어요. 자신의 미래를 만드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는 사실을 믿지 않나 봐요.”

  도서관에 대한 환상이 무너지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는 듯하다. 하지만, 너무 마음 상하거나 아쉬워 할 필요는 없다. 선진국의 도서관들도 세태는 크게 다르지가 않고, 일반적으로 도서관의 대출 순위가 서점의 베스트셀러 순위를 시기를 두고 좇아간다는 것이 통설이니 말이다. 못내 아쉬움이 남는다면 다음 호를 기약해야 하겠다. 그래도 도서관이기에 조금은 다른 무엇, 서점과는 구별되는 도서관의 그 무엇을 보여드릴 참이니… (^^;;).



by 발광문정 & 보리차

* 이 글은 <라이브러리&리브로 2010년 2월호>에 기고한 글을 수정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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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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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빌리 블란테 2010.03.30 10: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미있는 분석입니다
    대부분 빌려보는 것은 돈주고 사기 아까운 책들이니 뭐라 할 이유 없습니다
    그래도 도서관이 있어서 책을 볼 수 있는 이들은 행운입니다
    아마도 동대문정보화도서관처럼 우리 주변에 그런 도서관이 많아지면 좀 나아질겁니다
    도서관이 주민속으로 들어가려면 생활과 가끼워야하고 도서관에 더많은 자료가 있다면
    도서관을 통해 책을 구입할 수 있을 겁니다 산속에서 공부방이나 하는 그런 도서관 다내려오게하고 사서 늘리고 새책 사주면 안읽을리 있나요? 학교도서관도 부실하고 공공도서관은 없고 넘치는 기업으로 혹은 대학도서관으로 다빠져나가는 도서관학과 출신 사서들 다뭐합니까?
    사서가 도서관 세우고 그런 도서관 100개만되어도 ..

    책 과 도서관 그리고사서
    도박과 정책 바꿔야지요
    아마도 초보적인 독서형태가 안타까운듯한데 아니예요
    설사 그렇다해도 그건 우리 도서관 정책의 잘못이이지 이용자는 아닙니다
    어차피 세금으로 운영되는데 왜 책은 할인하려듭니까? 그것도 최저입찰을 원칙으로 하고
    원하는 책 있으면 그돈 다주고 산다면 굳이 인터넷 들락거리며 책을 구할리 없지요

  2. 2010.03.31 12: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사서들은 2010.04.01 07: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빠르게 책들이 사라진다 태어난 만큼 사랑받아야 하지만 영업을 하지 않으면 신고조차 못하고 태어나기 무섭게 책들은 사라진다 그나마 도서관이나 책방에 있는 책ㅇ은 운이 좋은 편이지만 겉장만 뜯기고 톤당 몇백원에 파괴된 책의 운명을 알겠는가? 왜 도서관이 세상의 빛이 되지 못하는가? 왜 도서관에서 사서들의 주장을 들을수 없는가? 그것은 지키려는 의지도 없고 자리보전에만 급급한 나머지 책을 읽지도 않는 수많은 사서들이 도서관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집에 꽂힌 책과 도서관에 꽂힌책이 왜 다르단 말인가? 그래놓고 말한다 도서관이 제대로 되있지 않고 수준낮은 도서관 정책과 되먹지 못한 독자들 탓이라고 저 책들을 보라 대개 책들은 번역서거나 아니면 겉만 화려한 함량미달에 불과한 쓰레기 더미가 아닌가 무협지 갖다놓지도 말고 보게도 하지마라 책이 있으니 볼 수 밖에 ,, 대중의 수준이 낮아서가 아니라 사서의 질이 낮은게 아닌가 ? 어째서 대형서점보다 도서관의 책들이 수준이 낮단 말인가? 할인에 또 할인을 일삼는 인터넷 책방들 그들이 원하는 건 정보독점이다 출판사가 죽고 팔린 책만 팔리는 독버섯 같은 존재들인데 이는 도서관이 그 기능을 못하기 때문아닌가? 알라딘,예스24,인터파크 이들은 출판계의 독버섯이다 물론 교보도 그렇지 거기에 기생충처럼 달라붙은 어떤 총리는 감사까지 하며 지낸다지 아마,,, 출판이 죽는다 나라가 망한다 동네 책방이 죽고 대형서점만 살아남는다 출판은 소량 다품종인데 이제 힘센놈만 살아남는다 자 이래도 도서관이 반성을 안할텐가? 이젠 책이 넘치는데 책을 구할 길이 없다 어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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